베를린 장벽과 소련의 붕괴는 유럽을 통합하지 못했으며, 다만 냉전 시기의 분리선을 동으로 이동시켰을 뿐이다. 서방은 모스크바가 독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자신의 국가이익을 주장할 때마다 러시아를 여전히 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독일 빌트(Bild)지와의 인터뷰에서 표명한 요지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년 동안 러시아의 가장 심각한 오류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국익을 내세우는 데 실패하였다. 그랬더라면, 세계는 더 균형적으로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 후, 유럽 국제관계의 틀과 세력균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냉전기 적들 사이의 적대감은 증대될 뿐이라고 독일의 정치가들은 이미 내다보고 있었다고 아카이브 외교기록 자료를 인용하여 푸틴 대통령이 언급하였다. 당시 독일의 저명한 외교관 에곤 바(Egon Karl-Heinz Bahr)는 1990년 6월 26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일을 통일하면서, 유럽이 적대적 블록들로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사태는 소련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버리는 비우호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러한 사태 전개를 막기 위한 에곤 바의 구체적인 제안에 따르면, 동독이 포함되던 안되던 상관없이, 중부 유럽 전체가 소련과 미국이 함께 참여하는 별개의 동맹을 형성했어야만 했다고 푸틴은 말했다.
“만약 정치적 의지가 있었더라면, 그들이 원했더라면,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나 유럽 전체를 진정으로 통합하는 공통의 동맹은 창출되지 않았다. 도리어 나토는 동진하지 않겠다는 모든 약속을 어기면서 행동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지배하기를 원했다. 소련 붕괴 후의 지난 25년 동안 ..... 세계적 명성, 권력, 번영의 정점에서 그들에겐 다만 자신의 유일한 존재를 완전히 향유하려는 욕구만 존재하였다. 국제법이나 UN헌장을 고려하려는 어떤 의사도 없었다. 그것들이 장애물이 되는 곳에서는 UN은 즉시 낡아 빠진 기구로 선언되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유럽의 이웃 국가들 그리고 세계의 파트너들과 관계가 건설적으로 발전되려면, 한 가지 조건이 준수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이해관계를 존중하며, 누군가의 이해관계에 맞추기 위해 규칙들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대신에 동일한 규칙을 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