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년 동안 집권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고향인 사마르칸트에 묻혔다. 그의 죽음으로 중앙아시아 내에서 무장 이슬람 세력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하던 우즈베키스탄에 권력 공백이 생기게 됐다.
장례식이 거행되기 앞서 수천 명의 타슈켄트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카리모프 대통령의 장례행렬을 지켜보았다. 장례행렬을 배웅하는 시민들은 카네이션이나 장미를 준비해 행렬이 지나가는 길에 놓았으며 경찰들은 경례를 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 우즈베키스탄은 독립 이후 25년 만에 전례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금요일 국영 방송은 소비에트 붕괴 이후 처음으로 지도자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웃 국가들은 독립 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개최한 적이 없는 우즈베키스탄의 정권 교체를 매우 유심히 관찰하게 될 것이다. 무슬림 국가이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정치적 혼란은 러시아, 중국, 아프가니스탄이 맞닿아있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에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불안요소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이 2006년 장기 집권했던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했던 투르크메니스탄과 비슷한 수순을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우즈베키스탄 정치 지도층이 “건강쇠약으로 인한 대통령의 서거를 오랫동안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미 밀실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리모프 대통령의 후계자로는 현 총리인 샤프카트 미르지야요프가 유력해 보인다. 또한 루스탐 아지모프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대통령의 사위인 티무르 틸랴예프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