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구소련 공화국 가운데 어떤 지도자보다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벌어진 사건은 정권의 안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6월 5일 최소 30명의 무장괴한이 악토베에서 두 개의 무기보관소와 군사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정부기관을 불시에 습격했다. 악토베는 러시아 국경 근처에 위치하면서 인구 40만 명으로 카자흐스탄 내 5번째 도시이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 습격으로 무장괴한 13명을 포함하여 23명이 사망했다. 비공식적인 추정은 사망자 수는 더욱 많은데, 30명에 육박한다.
당국은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공격한 무장괴한을 종교적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은 테러 행위로 보이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여러 명의 무장괴한이 생포되어 이 사건에 대해 증언을 했는데도 이상하게도 테러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도 드러나지 않았다. 악토베에서는 소규모 충돌이 다음날에도 계속되었다. 이 도시는 포위공격의 상태에 들어갔다. 인터넷 사용은 중단되었고 휴대폰 사용은 제한되었으며,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시민들에 대한 호소는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학교에서는 졸업시험조차 취소되었다. 아주 대담한 사람들만이 새로운 사태에 대비하여 빵과 밀가루 및 물을 준비하기 위해 상점으로 달려갔다.
그 후 카자흐 당국은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다는 놀라운 발표를 내놓았다. 당국은 우즈베키스탄 국경 근처의 남부카자흐스탄에서 맥주공장과 시멘트공장을 소유하고 있는 토흐타르 툴레쇼프(T. Tuleshov)를 주모자로 지목했다. 그는 또한 테러위협분석센터(Center for the Analysis of Terrorist Threats)라 불리는 러시아에 본부를 둔 조직의 카자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툴레쇼프는 3개월 전에 마약과 무기 및 금서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이는 정치적 사건으로 보였다. 현재 구금상태에 있는 그의 공범자 가운데는 고위 관료, 전직 검찰부총장, 경찰총장, 그리고 군대조직의 지휘관들이 포함되어 있다. 보도에 따르면, 툴레쇼프는 나자르바예프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계획한 토지개혁에 반대하는 4월과 5월의 항의시위를 조직하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나자르바예프는 토지개혁에 대한 항의와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이미 내놓았다. 한편으로, “토지관련 집회”는 나자르바예프를 불안하게 만들었는데, 왜냐하면 신성불가침의 국가지도자라는 그의 절대적인 권위에 손상을 가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정보기관은 국가의 서부지역에서 벌어진 무장공격을 감지하는 데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당국은 전적으로 무기력했으며, 정보기관은 관심을 딴 데로 돌리려는 목적으로 쿠데타 시도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신화를 꾸며냈던 것이다.
더욱 그럴 듯한 설명은 툴레쇼프가 강력한 금융산업그룹 간의 투쟁에서 희생자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최소한 카자흐 은행 중 하나는 그에게 1억 달러의 채무에 대한 적정한 관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후인 6월 8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서 “색채혁명을 기도하려 했다”는 이유로 특정한 “해외” 요소에 대한 개방을 비난했다. 이번의 습격사건에 대한 실제 이유가 무엇이든, 정부의 일부 인사들은 명백히 불안해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는 이미 75세이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장래에 카자흐스탄에서 권력 이행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한 권력 이행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해지고 위험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