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2일 개최예정인 전(全) 벨라루스 국민대회를 기다리는 이유는, 이날 벨라루스의 제반 상황에 대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보고를 듣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대통령이 벨라루스 경제 실패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지 귀추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삼이사도 그의 '비난'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루카셴코의 분노의 화살이 오래 전부터 국무총리와 내각을 향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안드레이 코뱌코프 국무총리가 과연 이 비난을 견뎌낼 것인가, 그리고 그가 사퇴할 경우 누가 그를 대신할 것인가? 경제학자 보리스 젤리바(Борис Желиба)는 <당신 조국의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당분간 내각개편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며, 국민대회 이후 총리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는 «대통령의 대응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야당이 총리 사퇴를 요구하면 할수록 대통령은 그 반대로 해왔다. 먀스니코비치 총리는 수백 번 사임할 위기에 처했지만 4년의 임기를 채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루카셴코는 현재 다른 전술을 택했다. 러시아의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위기를 견뎌내는 것이 그것이다.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이 위기가 계속되는 것이며, 러시아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그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그는 석유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그 기미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경제학자는 총리직에 오를만한 후보는 현재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생각 있는 사람들은 많다. 물론 그들은 시스템 속에서 일할 때 '왼쪽으로 한 보 가고 오른쪽으로 한 보 가면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입장을 종종 밝히고 있는데 가령, <개발은행>장 세르게이 루마스 같은 이다. 현 부총리 바실리 마튜셉스키가 가장 근접한 후보라고 하겠다. 행정부차관 니콜라이 스놉코프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 대통령 보좌관 키릴 루드니 또한 이성적인 경제학자다. 그러나 오늘날 벨라루스 경제사정은 악화일로에다,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어 누가 지휘봉을 쥐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 상황을 제동을 걸어 경제침체(stagnation)로 나아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경제학자는 내다본다. 만약 상기 열거된 후보군 가운데 누군가 총리직에 임명된다면, 그것은 루카셴코가 암묵적으로 개혁을 승인한다는 뜻으로 봐도 될 것인가에 대해 젤리바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본다. 루카셴코는 자기 식의 모델을 거부할 생각이 없다. 근본적인 변화는 그 어떤 것이든 그의 정치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태도에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