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유엔 항공기구의 사무총장에게 우크라이나에서 피격된 MH17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조사 책임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전문가들이 러시아 측이 제시한 증거물을 무시하는 것을 막아 줄 것을 호소하였다. 올렉 스토르체보이(O. Storchevoy) 러시아연방항공운송청 부청장은 피격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네덜란드안전청(DSB)>의 최종보고서 초안을 파악한 후, O. B. 알리유(O. B. Ali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소식은 지난 일요일 말레이시아 신문 <뉴스트레이츠 타임스(the New Straits Times)>에 보도되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9월 16일 ICAO에 접수된 서신은 2014년 7월 17일 전쟁 중이던 동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보잉 777기의 격추와 관련된, 러시아 측이 제공한 포괄적 정보를 네덜란드안전청이 무시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편지에서 스토르체보이 부청장은 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네덜란드안전청은 추락 사고를 조사할 때 가장 근본적인 규칙 중 하나인 “결론의 순차성”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언급하였다. 조사를 논리적 순서에 따라 수행하는 대신에, 말하자면, 비행기의 손상을 먼저 조사하고 그 분석 결과에 기초하여 원인과 증거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대신에, 네덜란드 안전청은 먼저 하나의 가설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이미 준비된 결론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증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즉, 역으로 조사를 수행하였다고 비판하였다. 더 나아가, 스토르체보이 부청장은 네덜란드안전청이 항공기가 북(BUK)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조사를 끌어갔다고 진술하였다. 편지는 비행기를 추락시킨 탄두의 특성에 대한 조사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네덜라드안전청의 보고서는 미사일의 발사 지점을 판별할 기본 데이터와 연구방법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동부 우크라이나의 반군이 러시아 측이 제공한 북 미사일체계를 가지고 비행기를 추락시켰다고 비난해 왔다. 반군과 모스크바는 이 주장을 반복하여 부인해 왔으며, 조사에 대한 공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기를 서방 측에 권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