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구금된 상태에 대항하여 단식투쟁을 해온 우크라이나의 공군 여조종사 나디아 사브첸코(Nadia Savchenko, 33세)가 소량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고 보도되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단식과 관련된 본인의 편지가 변호사를 통해 공개되었다. 러시아 대통령 직속 인권 위원회의 미하일 페도토프(Mikhail Fedotov)와 엘리자베타 글린카(Yelizaveta Glinka)는 사브첸코가 날짜가 잡힌 그녀에 대한 공판 때까지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페토도프와 글린카가 4월 3일 모스크바에 있는 ‘마트로스카야 티쉰카(Matrosskaya Tishinka)’ 감옥으로 면회를 다녀 온 후 알려졌다. 이번 단식 중단은 수감 이후 두 번째에 해당된다. 그녀는 80일 이상 물을 제외한 음식을 먹지 않다가 3월 초에 1차 단식을 끝냈다가 3월 16일에 재차 단식에 들어갔었다.
사브첸코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원자로 편성된 ‘아이다르 대대(Aidar Battallion)’에 속했으며, 우크라이나 공군사관학교 첫 여성 생도 출신으로 2004년 이라크에서 복무한 우크라이나 유일의 여군이었다. 그녀는 2014년 6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포격을 요청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전투를 취재하던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 2명을 숨지게 했다는 혐의로 러시아 정부가 체포하여 재판에 회부했다. 러시아는 사브첸코가 난민으로 가장해 러시아 국경을 넘어와 체포했다고 하지만, 사브첸코는 부상당한 전우를 구하다 반군에 체포돼 불법적으로 러시아로 끌려왔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에서 사브첸코는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로 불리며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국민들의 성원 덕에 투옥 중이던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고, 유럽평의회 의원총회 회원으로 지명됐다. 그녀는 “러시아 감옥에서 살아있느니 차라리 죽어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겠다”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한 바 있다. 단식 80여일 만에 25kg이 빠지는 등 건강 악화가 문제가 되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나서서 러시아에 인도주의적 선처를 호소하면서, 사브첸코가 단식으로 사망하면 인권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압박을 가했다. 러시아 당국은 자국 언론을 동원해 사브첸코를 ‘악마의 딸’ 등으로 묘사하면서, 재판 강행을 추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