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이 러시아로 합병되면서 나타난 러시아와 서구의 대결 확대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종결을 위해 국제적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온 일을 혼미한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예레반의 분석가들은 현재의 대립상태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평화적인 협상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중재해 오던 지금까지의 노력에 그 어떤 낙관적인 결과도 약속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작년 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했던 위기상황은 그 시기상, 민스크 그룹의 비호 하에 활동하는 미국·러시아·프랑스가 주축이 된 카라바흐 정상화를 위한 노력 재개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2013년 11월, 이들 중재국들은 아르메니아의 세르즈 사르그샨 대통령과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거의 2년 만에 비엔나에서 만나기로 한 결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당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양국 정상은 비엔나에서 개최될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올해 초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민스크그룹의 세 공동의장 역시 올 2월에 정상급 회담을 개최하길 희망하며 외교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취했다. 하지만 이 회담은 이제 무기한 연기되었으며, 3월 11일에 개최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 협상에서도 3개국 공동의장 중재국들은 향후 개최될 회의의 정확한 일시조차 결정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