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의 분쟁 지역에 소재한 키르기스인 소유의 찻집이 방화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후, 지역 키르기스인들은 타직인들을 비난하면서 타지키스탄 본토로부터 비지 바루흐(Vorukh)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를 봉쇄하였다. 그러자 타직인들은 이에 대응하여 키르기스 마을 악-사이(Ak-Sai)가 주정부가 소재한 바트겐으로 연결되는 길을 차단하였다. 바루흐는 약 3만 명의 타직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완전히 키르기스 땅으로 둘러 싸여 있다. 타직인들의 비지(exclave)인 바루흐의 지위에 대해서는 현재 분쟁이 없는 상태이지만, 바루흐를 둘러싼 주변지역은 악-사이 마을의 대부분을 포함하여 분쟁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은 올 한 해 갈등으로 점철되었다. 지난 4월 악-사이에서 있었던 키르기스 도로사업이 수 천 명의 마을 주민들 사이에 충돌을 점화하였으며 일시적인 인질 사태마저 벌어졌다. 5월에는 키르기스 국경수비대가 타직 주민 한 사람을 억류한 뒤에 수 백 명의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봉쇄하였다. 대치 상태에서 6명이 부상을 당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페르가나 지역의 세 국가는 모자이크처럼 얽힌 종족 구성과 함께 쐐기처럼 엇물린 국경을 획정하는 데 합의를 보지 못했다. 각국은 최대한 영토를 늘리고자 자신에게 유리한 소련 시기의 지도를 근거로 삼았다. 지금까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간의 971km의 국경 가운데 약 절반만이 획정되었을 뿐이다. (양국은 이웃 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도 국경 분쟁을 겪고 있다. 올해에도 총기 발사와 수주 일 동안 지속된 인질 위기 등 충돌이 지속되었다.) 국경 획정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국경 주변의 많은 마을들이 장기판처럼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악-사이 근처 마을에서 당신이 어느 국가에 살로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자신의 종족 소속에 따라 답한다. 키르기스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나 도회지로 이주한 키르기스 주민들의 빈집으로 타직인들이 이주하는 것에 대해 불평한다. 이 지역이 속한 바트켄주는 키르기스스탄에서 오지 중의 오지이며 가장 가난한 지방이다.
지역 주민들은 부패한 군인과 경찰들이 다른 종족 성원들을 괴롭힌다고 자주 불평한다. 주민들이 당국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접촉은 바로 이 징집 군인들이다. 국경수비대원들은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짐을 수색해서 뇌물을 얻어내려고 한다. 양측 당국은 국경획정 문제를 다루겠다고 번번히 약속하지만,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들에서 국경획정 사업은 중지된 상태이다. 매년 무수한 회의가 열리지만 독립한지 한 세대가 경과한 지금까지도 큰 성과가 없다. 양측 정부는 이 골치 아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의지가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주민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분쟁을 해결하곤 한다. 한 세무관리의 말에 따르면, 작년에 한 키르기스인 노인이 분쟁 지역에 집을 지었는데, 타직인 국경수비대가 와서 그를 구타하고는 타지키스탄으로 잡아 갔다고 한다. 이에 그의 아들들은 타직인들이 아버지를 풀어 줄 때까지 도로를 봉쇄했다고 한다. 이것이 주민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