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반푸틴 세력의 민주화 요구 운동으로 인해 러시아에서는 정당의 등록이 간소화되었으며 이미 24개의 신 정당이 탄생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견해를 알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국민들의 반응이 반드시 환영일색인 것은 아니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새로운 정당이 현재 24개에 달하며 이로써 러시아 국내에 모두 31개 정당이 등록되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반 년 동안 정당 수가 네 배나 불어난 것이다. 신 정당들은 올해 가을로 예정되어 있는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자금 사정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유일하게 운영 자금이 풍부한 정당은 <러시아전민족동맹>으로, 소련 붕괴 이전부터 민족주의 지도자로 활동하던 바부린이 당을 이끌고 있다. 한편 10일자 <코메르산트>지에는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게재되었다. 이에 따르면 “새 정당들은 소수 정치가들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2%, “새 정당들은 주민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17%,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선택 가능성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이들이 15%였다. 또 “야당에 투표하는 주민들을 배제하기 위해서”(11%), “정권에 저항하는 유권자를 분산시키려고”(6%), “민주주의의 신뢰성을 실추시키기 위해서”(3%) 등 회의적으로 답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여당인 <통합러시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여당은 반푸틴 운동이 발생한 초기, “사기꾼과 도둑의 정당”이라는 혹평을 받았었지만, 현재는 그렇게 인식하는 이들이 42%에서 13%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당 정치가들을 “돈에 매수되었다”고 보지 않는 이들의 수도 47%로 증가했다. 선거공학연구소의 스치코프 소장은 “여론조사의 결과는 신당 창당의 과정을 반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유권자들은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여당에 대한 시민들의 자세가 좋아지고 있는 것도 그 당이 반드시 사기꾼과 도둑의 정당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