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정부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우크라이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금요일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던 2004년의 헌법 개정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친러시아 야누코비치 정권에 큰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오렌지혁명을 통해 가결되어 의회에 총리를 비롯한 주요 보직의 임명권을 부여하고 유쉔코의 친서방 정권의 버팀대가 되어온 2004년 헌법은 폐기되고 1996년의 헌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표면적인 이유는 2004년 개정안 심리와 채택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의회가 헌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전 대통령인 유쉔코는 야누코비치 현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친러시아 정권이 ‘권력의 집중’만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분석가들은 2004년의 헌법개정 과정에 몇 가지 위반 사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정부의 통치체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야당 측은 야누코비치가 ‘독재’를 수립하러 기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판결을 주도한 재판관들의 사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