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에 소련의 붕괴 이후 독립하게 된 중앙아시아의 5개국은 민족 정체성 형성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는 그리 어려운 과제는 아니었다. 이 지역은 수 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 마지막으로 정착하게 된 민족들도 이미 수 백 년의 역사를 축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5개국의 정부는 서로에게서 구별되며 19세기 러시아 식민시대와도 구분되는 민족 정체성을 구축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중앙아시아에서는 통상적 관념, 복장, 기념일, 오락 활동 등의 의미 또는 규칙을 정립하는데 국가가 개입하고 있다.
RFE/RL의 우즈베키스탄 현지 매체인 Ozodlik에 따르면, 최근 우즈벡 정부는 “현”(絃)을 뜻하는 “타르”(Tar)라는 악기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그 이유는 정부가 타르는 전통적인 우즈벡 악기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위에서 구두로 지령이 내려오기를” 이제 텔레비전이나 뮤직비디오 등에 더 이상 타르를 등장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최근 타슈켄트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에서 국가 주석들을 위해 마련된 콘서트 도중 호레즘의 유명한 가곡 가수 예쇼노프(Eshchonov) 형제가 타르 없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다. “타르”가 원래 외국에서 유입된 악기로 본고장이 아제르바이잔이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이란 또한 현악기의 발상지가 페르시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타르”의 본고장이 어디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즈벡 정부가 이 악기는 우즈벡 전통 악기가 아니므로 텔레비전에 나올 수 없다고 결정한 점이다.
우즈벡 정부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문화체육부에 문의한 결과, 익명을 요청한 관계자가 “아무도 타르를 연주하는 것을 금지한 적 없다. 단지 타르가 공식적인 우즈벡 악기 목록에서 삭제되었다”고 밝혔다. 군악대의 한 관계자도 “타르는 아제르바이잔 악기이니 우리에게는 필요 없다”는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문화체육부의 말대로 “타르”를 연주하는 데에는 아무런 금지 사항이 없다. 그러나 현지의 음악학교들은 더 이상 “타르”를 가르칠 수 없게 되었으며 “타르”와 “타르 연주자”들은 방송에 나올 수도 없게 되었다.[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