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의 위기상황을 인정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주식회사(ЗАО) <암코도르-핀스크(Амкодор-Пинск) > 회장과의 회동에서 나왔다. “이 시기를 버텨야 한다. 우리가, 국민들이 말하듯 투정하면서 위기라고 손 놓고 울기만 한다면 이것은 우리를 산 채로 매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은 우리의 길이 아니다. 무엇보다 위기는 머릿속에 있다”고 한 루카셴코의 말을 <벨타>지가 전했다. 다음은 지난 2월 16일자 대통령의 발언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안하지만, 어떤 위기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반응은 전부 다 공연한 수다일 뿐이라는 점이다. 어떤 위기도 없으며, 위기는 단지 우리 머릿속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차이점이 보이는가? 루카셴코가 위기를 몸으로 실감한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자국에 대한 뉴스를 읽어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대통령의 측근이 그보다 먼저 위기 상황을 지적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1월말 개최된 <공화국 회의(республиканский совет) >에서 <벨라야 루스>러시아감정평가원(РОО)장 알렉산드르 라디코프는 국민의 생존 방법에 대해 이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스스로 적당한 수준을 깨우쳐야 하며, 현재 국가가 어떤 상황인지에 맞춰 자기 욕망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가령, 개인 비행기를 갖고 싶다고 해도 이는 지금은 현실적이지 않다. 멋진 자가용도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때다.” 전(前) 벨라루스국영은행장 나데쥬다 예르마코바 역시 실제 경험을 전했다. “새 옷을 살 돈이 없다면 낡은 옷을 수선할 방법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낡은 이불이 있으면 그 귀퉁이를 잘라 기울 수도 있다. 나는 소련 해체 후에 이렇게 살았다. 가장 중요한 건 불평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기아로 죽은 사람은 없지 않은가. 난 아침에 꿀을 먹었으니 괜찮다, 꿀벌처럼 윙윙거리지 말자!”
SNS 및 인터넷 포럼은 벨라루스 위기에 관한 대통령의 발언에 독설 가득한 코멘트로 대응했다. 포럼 <talks.by>에서 인용해보기로 한다.
— “맞는 말씀, 당신네들 머릿속에 위기가 있다는 걸 누가 의심하겠어. 당신이 자기비판을 해주니 기쁘군. 마침내 당신에게도 알려진 거야”
— “위기는 머릿속에 있고 지갑 속은 텅 비었다”
— “우리나라의 위기는 ‘단 한 명의 머릿속’에만 있구나!”
— “벌써 20년이나 계속된 이 고슴도치의 날은 대체 언제 끝난단 말인가?”
— “<슈라, 톱질해, 톱질>이 기억난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도 이게 위기가 아니라 콜호즈 경제의 파멸이란 건 잘 안다. 앞으론 어떻게 될까? 무위도식자를 수용소로 보낼 건가?”
— 오래된 소비에트 일화 하나. 농부 하나가 시골에서 올라와 레닌에게 말한다. “블라디미르 일리치, 우리 시골엔 먹을 게 아무것도 없어요, 풀이란 풀도 다 뜯어먹어서 이제는 소처럼 음메할 지경이라고요.” 그러자 레닌이 대답한다. “음, 이봐요, 동지. 위기는 당신 머릿속에만 있는 거요. 난 아침에 꿀을 먹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소, 봐요, 꿀벌처럼 윙윙대지 않잖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