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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키릴 총주교, 낙태 제한 요구하고 보수적 가치 찬양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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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의 수장이 역사적인 의회 연설에서 낙태의 제한을 요청하고, ‘탈기독교’ 세계에서 도덕의 훼손 현상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 사회가 보수적 가치를 수용하기를 강하게 권고하였다. 1월 22일 러시아정교 총주교가 한 최초의 의회 연설에서 키릴 총주교는 “끔찍하게 높은” 낙태율이 “러시아의 주된 재앙들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키릴 총주교는 의원들에게 자유롭고 국가 지원을 받는 낙태 실행을 중지시켜 달라고 부탁하였으며, 러시아의 낙태 건수를 절반으로만 줄여도 지속가능하고 강력한 인구 증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주교의 요청은 하원 의원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는데 이 낙태 제한 주장은 전통적 가치를 옹호하여 사람들의 주의를 끈 연설의 와중에 나온 것이었다. 이것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보수적,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끌어감에 따라 이에 부응하는 러시아 정교의 방향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키릴 총주교의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로 러시아 국영방송에 방영되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교를 도덕의 성채로 찬양해 왔으며, 러시아 인구 감소 추세의 역전을 주된 우선순위로 언급해 왔다. 대통령과 총주교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자유주의자들은 헌법이 정교 분리 원칙의 세속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교회와 정부가 밀착관계를 보인다는 이유로 비판하고 있다.


  관리들은 2013년에 러시아에서 9십만 건의 낙태가 시술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수준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인데, 러시아의 높은 낙태율은 흔히 소비에트 시대의 유산으로 설명되고 있다. 당시에는 피임기구나 성교육 및 가족 계획의 부족으로 인해 낙태가 만연해 있었다. 낙태 제한 반대 운동가들은 낙태를 억제하려는 과격한 시도는 여성들을 위험한 불법 낙태 시술소로 내몰 수 있다고 반박하였으며, 이에 대해 키릴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였다. 키릴은 “합법적인 영아 살해 시술은 지하 낙태 불법 시술과 동일한 가격이어야 한다. 더구나 그 비용도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지불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총주교는 대리모 사례 역시 비난하였다. 대리모 사례는 여성과 아이를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총주교는, 푸틴과 러시아 관리들이 시사한 바와 동일한 맥락에서, 서방이 자유주의적 정책과 세속주의를 추구함으로써 도덕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키릴은 “우리가 사는 세계는 흔히 탈기독교 그리고 때로는 탈종교 세계로 불린다. 이 용어는 많은 나라들에서 드러나는 영적 도덕적 조건에 대한 끔찍한 진단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또 그는 개인적 “선택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우선시하고 도덕 규범의 우선성을 거부하는 생각은 서방 문명에 대해 서서히 타들어가는 폭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릴 총주교는 러시아는 미래를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 자신의 역사에서 가장 좋은 점만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소련은 국민적 유대를 확립하고 강화하여 바이칼-아무르 철로와 같은 위업을 이루는 길을 닦았다고 찬양하였다. 그는 또 방청석의 정당들에게 과거 소련 시절과 동일한 연대와 단결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개인적 삶의 철학으로서 오늘날 러시아인들이 채택하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연대(solidarity)’임을 강조하였다. 러시아적 가치를 둘러싼 정당들 간 정치적 경쟁은 이를 이용하려는 적들의 시도에 러시아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없을 것이다.” 키릴 총주교는 의원들에게 학교의 종교 수업을 늘려주고 최근년에 크라스노다르 주와 같은 남부 지역에서 다시 부흥하고 있는 코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주기를 요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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