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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SCO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컨센서스 확보 실패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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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9월 12일 타지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담에서 주요한 외교적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였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서방과의 대결이 장기화됨에 따라 6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블록을 더 활성화하려는 열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 4개국 대통령이 참석한 두샨베 정상회담을 자신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계기로 삼고자 노력하였다. 정상회담 후에 푸틴 대통령은 SCO 회원국들의 대 우크라이나 접근 방법이 상호 유사하며 근접하였다고 평하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명백한 군사적 개입과 지원을 둘러싸고 중국과 중앙아시아지역 파트너들이 분명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푸틴의 발언은 소망적 사고에 가깝게 들린다.


 


티벳과 신장 지역에서 분리주의 운동과 대결하고 있는 중국은 언제나 소수민족들의 분리주의 경향에 반대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인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지역에서 러시아의 ‘군도 부딪히는 소리’에 신경이 매우 예민하다. SCO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 회복 요청이 형식상 포함된 공동성명을 서명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탄도탄 요격미사일 시스템의 일방적이며 비제한적인 배치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채택하여 미국의 측면을 강타하기도 하였다.


 


크렘린의 정책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지 표현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나왔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지지 발언은 뜻밖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통상 러시아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 왔으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어떤 일관된 입장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역사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전통적으로 푸틴의 가장 든든한 동맹자이며,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의 공동 창설자인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에프 대통령은 양자회동에서 푸틴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지만,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아 양국간의 긴장을 조성하였다. 정상회담 전에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서방 간의 교착상태에 말려 들어갈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SCO는 자신을 나토의 반대진영에 위치시키지도 않을 것이며, 어느 세력과도 대결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말을 하였다. 나자르바에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은, SCO처럼 마음이 맞는 부류의 국가들 속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는 국제적 우군 확보를 기대했던 러시아 언론의 보도와는 자못 동떨어진 결과였다.


 


그러나 SCO의 외연 확장이 가능하도록 정상회담에서 타결한 협정은 이 안보블록의 활성화를 추구해 온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아마도 최초의 추가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보좌관이 말했다. 이란 역시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국제 제재가 해제되지 않고는 가입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지금도 다루기 힘든 블록인 SCO의 확장은 자살골이 될 수도 있다. 라이벌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불편한 동침을 하게 될 것이며, 서로 경쟁하는 의제들로 인해 SCO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기존 SCO 조직 내부의 균열과 갈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다리야 상류에 위치한 타지키스탄의 로군댐 건설 계획을 둘러싸고 장기간 불화 상태에 있는 카리모프 대통령과 라흐몬 대통령은 서로 거의 만나지를 않으니,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 문제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라흐몬 대통령과 아탐바에프 대통령 간의 적극적인 노력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첨부파일
20140916_헤드라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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