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가입이 또 다시 연기되었다. 카자흐스탄의 외무장관인 예를란 이드리소프(Yerlan Idrisov)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르메니아는 10월에나 유라시아경제연합 협정에 조인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정보에 대해서는 아르메니아 측이나 러시아 측 모두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아르메니아의 가입 연기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 역시 아무런 진술이 없었다. 그 이전에 아르메니아 외무부 차관 샤바르쉬 코차리얀(Shavarsh Kocharyan)은 아르메니아는 6월 30일에 관련 논의를 위한 초안 협정을 제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 호빅 아브라하먄(Hovik Abrahamyan)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르메니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 가입 절차를 올해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그는 가입 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은 아르메니아가 유라시아 통합 과정에서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번영아르메니아당>의 미카엘 멜쿠먄은 아르메니아가 900가지 기본 공산품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합의에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무역 블록에 아르메니아가 가입할 경우, 이 상품들에 대해 인상될 수 있는 관세가 국가의 사회-경제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는 유라시아연합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을 동시에 가입시키려 했던 러시아의 실패한 계획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야당인 <헤리티지당>의 스테판 사파랸은 유라시아 통합에서 아르메니아가 부딪치는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을 카라바흐 문제와 연결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카라바흐 지역에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웃국가인 조지아 역시 아르메니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가입에 거친 입장을 취했다. 이것은 아르메니아가 러시아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조지아를 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자세였다. 때문에 아르메니아 대통령 세르즈 사르그샨이 6월에 조지아를 방문하기도 했지만 조지아는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사이에 교역되는 상품의 관세 면제 승인을 단호히 거절했다. 이는 아르메니아와 유라시아경제연합 사이의 육로 연결 확보 시도 역시 실패로 귀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최종적으로는 아르메니아가 유라시아연합에 가입할 것이며 이런 움직임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르메니아 당국이 그러한 전망에 그다지 열정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여러 정치·사회 그룹들은 아르메니아가 유라시아 공간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갖가지 시도의 실패에 환호하는 것 같다. 대다수 아르메니아인들이 유라시아 프로젝트의 최종 실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