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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 대통령, 호도르콥스키를 사면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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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러시아의 석유기업 유코스의 회장으로서 1990년대의 대표적 올리가르흐였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M. Khodorkovsky)가 사면되어 멀리 떨어진 북극권 근처의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는 석방 후 즉시 베를린으로 떠났다. 호도르콥스키는 석방 후의 첫 기자회견에서 “나를 러시아에 정치범이 남아 있지 않다는 상징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언급하였다. 이 기자회견은 베를린 장벽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지점을 나타내는, 냉전의 상징 ‘찰리검문소(Checkpoint Charlie)’ 근처에서 12월 12일 이루어졌다. “여러분들이 나를, 석방이 전혀 기대되지 않던 사람을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석방한 상징으로 받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도르콥스키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역할에 대해 감사하고 또 수년 동안 그의 처지를 기사화 해준 언론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호도르콥스키는 사기와 탈세 혐의로 10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냈다. 베를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사회생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지만, 러시아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제 50세가 된 그는 “권력투쟁은 나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재회한 그는 독일에 얼마나 머물지 알 수 없으며, 1년짜리 비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자신이 그렇게 할 경우 다시 해외로 떠날 수 있을 것인지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에 대한 기소는 그가 야당을 지원하고 크렘린에 도전한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처벌한 것으로서 정치적으로 동기 지워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련 붕괴시에 독일 외교장관으로 봉직했던 베테랑 독일 외교관 한스-디트리히 겐셔(H. Genscher)가 호도르콥스키를 감옥에서 독일로 데려오기 위해 러시아 당국과 협상하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겐셔를 도왔던 러시아계 독일 정치학자인 알렉산더 라흐르(A. Rahr)는 독일의 비밀외교가 석방 과정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조기 석방을 인도주의적 조치로 설명하였다. 호도르콥스키가 독일에서 치료 받고 있는 어머니의 병환을 이유로 사면을 청원하였다는 것이다. 호도르콥스키는 가족관계 사유로 사면을 청원하였다고 말했으나, 이것이 재정 범죄에 대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은 부인하였다. 그는 2014년 8월에 석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고서들은, 그가 형기가 다시 늘어날 수 있는 세 번째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당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의 석방을 내년 2월 흑해연안의 휴양지 소치에서 열릴 예정인 동계 올림픽게임과 관련하여 세계의 이목이 러시아로 쏠리는 가운데 국가이미지를 개선하려는 크렘린의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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