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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 투자 광산에 대한 키르기스인과 타직인의 시각차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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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은 자국이 중앙아시아의 마지막 엘도라도로 지칭되기를 원한다. 적어도 카자흐스탄만큼 에너지자원과 광물자원으로 넘치는 자원의 보고말이다. 독립 후 20년이 더 지난 타지키스탄은 지금까지 광업 분야에서 거의 해외투자를 끌어 들이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은광 매장지를 포함하여 600여개의 조사된 광산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실정이다.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절반 정도의 타직인들이 광산 분야에 대한 해외투자를 환영하는 반면, 약 20% 이상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수치는 이웃한 키르기스스탄의 주민 정서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 흥미를 끌고 있다. 광물자원을 개발하는 외국 회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45%의 타직인들이 찬성이라고 말한 반면, 21%의 응답자들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25% 응답자들이 찬성인 반면, 반대는 43%에 달했다. 이 여론조사는 지역 여론조사기관 M-Vector가 타지키스탄 전역에서 1,089명, 키르기스스탄 전역에서 2,6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며 그 결과는 8월 5일 발표되었다. 이 여론조사는 양국 주민 정서상의 차이에 대해 어떤 가정도 하고 있지 않다. 중국과 접경한 탈소 산악국가로서 참으로 가난한 나라의 주민들이 대가를 지불하고 그들의 천연자원을 추출하는 외국인에 대해 그렇게 상이한 견해를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과학적일지라도 그럴듯한 이유에 대해 추측해보지 못할 일은 아닐 것이다. 
타지키스탄과는 달리 키르기스스탄은 외국 광산업자들과 거래해 온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나라의 대표적인 금광, 카나다 회사 소유인 쿰토르 금광은 정부 예산에 핵심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쿰토르 금광의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매년 키르기스스탄 GDP의 12% 정도가 여기서 산출되기 때문에 국가의 월간 경제통계에 특별 항목으로 배치되어 있을 정도이다.
대부분의 거대기업이 그러하듯이 쿰토르 금광은 여론 홍보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많은 키르기스인들은 쿰토르 금광이 보통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도리어 금광의 운영이 엄청난 환경 손실을 초래한다고 믿고 있다. 게다가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국제투명성기구>의 2012년 부패인지지수에서 176개국 가운데 각자 157위와 154위를 차지하였을 정도로 부패 정도가 심각하다. 일반 주민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외국 회사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이 정부 관리들이기 때문에, 쿰토르 금광과 같은 회사들은 그들이 부패한 현지 관리들과 결탁해 있다는 주민들의 인식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 반면에 타지키스탄의 경우는 그러한 나쁜 인상을 형성할 만한 외국인 광산들이 많지가 않다.
또 다른 한편으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키르기스스탄의 정치적 분위기도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민주주의의 섬’으로 알려져 있는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서방에서 지원을 받는 시민사회 프로젝트들이 많으며 서로 경쟁하는 지역 씨족 네트워크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불투명하고 불완전하긴 하지만 이웃 네 나라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자신들의 정치적 다원주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까지 경쟁 그룹들은 권력과 부의 파이를 놓고 서로 끊임없이 경쟁하는바, 만약 거대하고 탐욕적인 광산회사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비난을 퍼붓는 일이 필요하다면,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한다. 그리하여 가장 큰 광업 분야의 먹잇감인 쿰토르 금광은 자연스럽게 키르기스인들의 무차별적 시위와 부패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화살을 피해갈 순 없다. 해외 자본이 운영하는 작은 광산들은 방화, 영업권 시비, 종업원 구타 등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
만약 평범한 키르기스인들이 해외 투자자들에 대해 피로를 느낀다면, 그 본질은 자국의 관료들이 국익을 위해 그들과 최선의 거래를 하고 있다고 신뢰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타지키스탄의 외국인 투자 광산은 동일한 강물에 발을 담그고 있지 않은 것일까? 타직 관리들은 이웃한 키르기스 관리들보다 똑바르지 않으며, 관료의 책임 추궁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더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국가가 매스미디어를 더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만큼, 아마도 소문이 키르기스스탄과 같은 방식으로 마구 새 나가지 않을 뿐일 것이다.
양국 정부는 모두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데, 특히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중국기업들은 운영의 투명성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타지키스탄이 해외 광업자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다면, 평범한 타직 주민들이 어떻게 말할 것인지 들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들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부자일 것이고 그들의 부를 으스대고 있을 것이다. 가장 투자 가능성이 큰 거대 투자자인 중국인들은 현지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자국 노동자들을 데려와서 쓰는 습관이 있다. 만약 가스, 은 혹은 금이 땅 속에서 채굴되어 나오는 데, 보통 타직인들이 아무런 수혜를 얻지 못하고 기대하지도 못한다면? 그러면 내전의 참혹했던 기억이 그들을 그렇게 계속해서 관용적이도록 해 줄 것인가?
 첨부파일
20130813_헤드라인[9].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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