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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가스프롬과의 거래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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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급 문제를 두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압박을 받는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키르기스 정부는 러시아의 품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쉬켁이 한 문제를 풀기 위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믿는다. 7월 26일 키르기스 정부는 협정에 서명하여 국영회사인 <키르기스가스>를 거대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에 1달러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매각하는 데 합의하였다. <키르기스가스>는 그 동안 키르기스스탄의 천연가스 공급망을 운영하는 사업을 해 왔다. 거래의 일부로서 가스프롬은 키르기스 가스망을 개선하기 위해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데 동의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가스프롬은 키르기스가스의 추정 채무 3천8백만 달러를 떠맡기로 약조하였다. 이 협정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키르기스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키르기스가스의 부채가 그 정도이니 쿨무르자에프(T. Kukmurzaev) CEO는 현지 언론 <베체르늬 비쉬켁>과의 인터뷰에서 키르기스가스가 사실상 파산했다고 발했다. 키르기스가스가 자신의 힘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매각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키르기스스탄은 자체 생산량으로 국내수요의 2% 밖에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 이웃 국가들로부터의 가스 수입에 의존해 왔다. 특히 타쉬켄트는 키르기스스탄의 그 같은 의존성을 이용하여 때때로 비쉬켁을 위협하곤 하였다. 일례로, 키르기스스탄이 진 빚을 받을 목적으로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는 식이다.
러시아는 소련이 붕괴한 뒤 1-2년 후인 1993년 이래로 키르기스스탄의 가스공급망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는 데 관심을 표명해 왔다. 키르기스스탄의 정치적 불안정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들이 지금까지 양자간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해 왔다. 최근년에 들어 전 아스카르 아카예프 정부와 쿠르만벡 바키에프 정부에 몸담았다가 쫓겨난 인물들이 키르기스 가스공급망 획득 야망을 재검토해 볼 것을 크렘린에 강력히 요청하였다. 친정부 정치인들이 가스프롬의 키르기스 가스공급망 인수를 환영하였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쟌토로 사티발디예프(Z. Satybaldiyev) 총리의 대변인 에르징기토프는 “키르기스스탄에 필요한 것은 <키르기스가스>가 아니라 가스이다. 가스프롬은 키르기스스탄에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보장할 것이며, 심지어 더 싼 가격으로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러는 사이 가스프롬과의 이 거래 건은 비쉬켁의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유발하고 있다. 논평가들은 그 거래를 통해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에 대해 우려스러울 정도의 지정학적 지렛대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반해 거래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가스프롬의 투자 약속이 어떤 잠재적인 주권 상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스프롬의 개입이 가져올 수 있는 부가적인 이득은, 본 거래를 통해 가스프롬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의 가스 공급 신뢰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점이라고, 비쉬켁의 정치 분석가 디아틀렌코가 지적하였다. 우즈베키스탄은 가스 공급을 차단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숙고하게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 그는 가스프롬의 키르기스가스 인수가 키르기스스탄-러시아 양자관계의 개선 맥락과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논평가들은 키르기스스탄이 에너지 분야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자신의 종속을 러시아에 대한 복종과 거래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향후 크렘린이 자비로운 태도로 행동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행보라고 <중앙아시아아메리카대학>의 정치 분석가인 에밀 쥬라에프(E. Dzuraev)가 경고한다. 그는 <키르기스가스> 매각을 키르기스스탄의 러시아에 대한 봉신화(封臣化)로 향하는 또 다른 행보라고 묘사하고 있다. 그는 덧붙여 “이 모든 협정이 발효되면, 그 순간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키르기스 지도자들은 모스크바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알마즈벡 아탐바에프 대통령은 최근의 한 연설에서 “러시아 없이 우리는 어떤 독자적인 미래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의회의원 아브디라흐마노프(O. Abdyrahmanov)는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과의 관계 강화가, 키르기스 의회로 하여금 마나스 트랜지트센터에 대한 미국과의 임대계약 연장에 대해 반대투표를 하도록 만드는 데 한 역할을 하였다고 논평하였다. 그는 키르기스 정부와 의회가 러시아의 재정지원 및 수력발전소 건설 약속에 대한 대가로 모스크바의 요구에 충실히 복종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키르기스 의회에서 마나스기지의 폐쇄를 위한 데드라인을 정하자는 안건에 대해 반대투표를 하였다.
 첨부파일
20130806_헤드라인[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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