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은 공동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군의 협력전략을 책정하고 있으며 두 나라 군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대테러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예브게니 우스티노프 중앙군관구 사령관이 밝혔다. 한편 이보다 앞서 전해진 바에 따르면 양국의 군사협력 사상 최대 규모의 육상훈련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중국의 합동 군사훈련은 언제나 아시아와 서방으로부터 관심과 우려를 불러일으켜 왔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황해에서 실시된 대규모 중러 해군 훈련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훈련에는 25척의 군함, 2척의 잠수함, 10기 이상의 항공기와 헬리콥터, 공정부대 등이 동원됐다. 러시아와 중국은 동 군사훈련이 제3국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전에 통보했으며 러시아와 일본, 중국과 일본,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나라들 사이에 존재하는 영토문제와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육상훈련은 대테러 훈련이 목적이며 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2014년 미국과 NATO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예정이나 아프가니스탄 발 테러 위협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 4개국이 매년 상하이협력기구의 틀 안에서 대테러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하지만 중러 양국 군부는 이것만으로 테러에 대응하기는 불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자국 국경을 철저히 수비하면서 공동의 위협에 함께 대응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정치군사적 동맹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일본과 한국, 필리핀, 오스트리아, 싱가폴이 미국이라는 동맹국을 갖는다면 중국 또한 고립의 길을 택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게 중국인들의 생각이다. 러시아의 <지정학문제아카데미>의 콘스탄틴 시프코프는 이러한 중국의 생각이 근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힘을 합치면 유라시아 대륙의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정치군사적인 의미에서 이는 난공불락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동맹국으로서 대단히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 러시아와 중국이 특정 군사동맹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 사회정치연구센터의 블라디미르 에프세예프 소장은 양국 관계가 협력 차원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동맹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는 것은 명백히 시기상조라고 하겠다. 양국은 큰 규모의 경제 관계 및 강력한 정치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보 분야에서 볼 때는 상호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군사/경제적으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중국이 파워의 중심이 될수록 동맹관계 수립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요컨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머물러 있을 것이며 그 이상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합동육상훈련은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준비 능력을 높여주게 된다. 더욱이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대단히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 일본, 한국 간 동맹의 영향력 증강에 대해 중국의 대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태평양에서 미국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조건 하에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방위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미국과 같이 타국과의 군사협력 경험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훈련이 이 공백을 매워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