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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가두마 의원들의 줄 사퇴, 그 속내는?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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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을 은폐하거나 자기 사업을 계속하는 등의 위법행위로 인해 적발된 의원들이 더 이상 러시아 의회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된다. 이미 일부 의원이 자격을 상실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했으며 그 이후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는 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2월 말, 의회 하원(국가두마)에서 여당 <통합러시아> 당 소속의 의원 3명이 사퇴했다. 특기할 것은 이들 3명 모두 범법행위가 적발된 것이라 아니라 스캔들 조짐이 보인 시점에서 스스로 사직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파벌과 당, 정권 측에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가장 크게 다뤄진 인물은 <통합러시아> 당 내에서도 중진에 해당하는 블라디미르 페흐틴 의원이다. 인터넷 블로거들은 페흐틴 의원이 미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페흐틴 씨는 관련 문서가 위조된 것이거나 어딘가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의원직을 반납하고 미국에서 이 사건에 관해 스스로 밝혀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법 앞에 나는 결백하다. 법을 위반한 일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터넷 상에 게재된 문서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여기에는 명백히 법률상의 오해가 있으며 이는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의원직을 반납하고자 한다. 의원직을 얻기 위해 내가 언제나 깨끗한 정치투쟁을 해왔다는 사실을 나의 정적들도 또 나의 동료들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에게는 <통합러시아> 당원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반 러시아 시민으로 돌아가 진실을 위해 싸우겠노라는 페흐틴의 결심을 다른 의원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여당 의원 파벌을 이끌고 있는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씨는 “이는 우리 사회, 특히 <통합러시아>당 의원들 사이에 윤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자민당의 블라디미르 쥐리노프스키 총재 역시 페흐틴이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합러시아> 당원이며 <국제칼리나컴퍼니>를 소유하고 있는 재벌 아나톨리 로마킨도 자기를 둘러싼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에 의원직을 사퇴했다. 국가두마 내의 로비스트들에 따르면 의원직 사퇴를 고려중인 의원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하원에서 의원들이 대거 사퇴할 경우, 하원 자체의 평판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견해도 있는가 하면, 정권이 자기정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국제정치감정연구소>의 예브게니 민첸코 소장은 러시아가 새로운 흐름에 직면해 있으며 사업이 정치로부터 떠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향후 거창한 사업들, 특히 지방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은 정계로 진출하기 전에 충분히 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퇴를 결행하는 의원들이 나올지의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업에 종사하면서 국회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의 입장이 훨씬 더 확고해 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페흐틴을 포함한 2명의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의원직을 반납한 것이 아니겠는가? 또 여기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도 없었다. 나는 이러한 사태들로 인해 정권의 이미지가 대폭 개선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정치와 사업을 병행하는 일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패척결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의원들은 더 이상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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