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파이프라인 회사인 <트란스네프트>가 <동시베리아태평양(ESPO)> 석유파이프라인의 제2라인을 가동시켰다. 이 새로운 움직임의 핵심 목표는 서시베리아와 동시베리아로부터 극동으로, 더 나아가서 아태지역 시장을 향해 석유를 수송하는 것이다. 제2 파이프라인의 가동은 파이프라인 망의 수송능력을 현저히 증대시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까운 장래에 ESPO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ESPO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 라인이 에너지자원 수출의 다각화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제2 파이프라인의 가동으로 인해 러시아 내륙부의 석유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코지미노항으로 직송되며, 여기서부터 탱커에 적재되어 일본과 중국, 미국으로 운송된다. 적재 작업은 철도수송 터미널에서 이루어진다. 러시아는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수출 역량을 극대화시키게 되며 싱가포르, 한국, 말레이지아 등 새로운 시장들이 러시아 석유의 주요 수요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ESPO 제2 라인의 가동과 관련해서, 트란스네프트는 유럽의 독점 감시 기관으로부터 끊임없이 감시를 받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갑자기 새로운 수송 루트가 가동하게 되면 서유럽으로의 원료 수송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러시아 국립에너지안보기금의 분석국장 알렉산드르 파세치니크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유럽위원회는 트란스네프트에 대해 투자 계획을 제공하도록 의뢰해 왔다. 이에 따라 1월 후반에 트란스네프트는 유럽위원회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게 될 것이며 현재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갈등도 없다.” 러시아가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중국은 에너지 자원 수요의 증대에 관해 벌써 수차례에 걸쳐 언급한 바 있고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공급에 관한 몇 가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목표는 현재의 연간 석유 수송량 3천만 톤을 7천만 혹은 8천만 톤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에너지재정연구소 소장 블라디미르 페이긴은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8천만 톤이라는 숫자는 거대한 숫자다. 2개의 파이프라인을 통해야만 달성 가능한 숫자다. 이미 외국 수요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대용량 석유는 새로운 석유 품종인 ESPO이며, 수요자들은 서시베리아와 동시베리아로부터 아시아로 보내지는 이 석유가 Urals 혼합유보다 고품질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ESPO 석유는 보다 순정이며 유황분이 적고 가볍다. 또 판매 가능한 석유의 양이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성장을 계속할 것이므로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의 견해대로라면 새로운 품질의 ESPO 석유가 세계시장에서 각광받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