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푸틴 대통령이 큰 규모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푸틴이 이 같은 형식의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더욱이 이번 회견은 그가 올 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라서 정치적으로 대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예상했던 대로, 기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른바 <디마 야코블레프법>이었다. 이 법은 세르게이 마그니츠키가 구치소에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관련 러시아인들에 대해 비자 제한 및 경제제재를 도입할 것을 결정한 <마그니츠키법>에 대한 대항조치로 간주되고 있다. 러시아하원(국가두마)은 3회에 걸친 심의를 거쳐 미국민이 러시아인 어린이를 입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를 승인했다. 이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에서는 모두 여덟 번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으며 대통령의 답변은 감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단호한 것이었다. “이 문제는 어린이의 인권이 침해받거나 어린이가 형법 범죄의 대상이 된 경우 미국 당국이 문제에 대해 취하는 자세와 관련되어 있다. 이들 사건은 잘 알려져 있으며 미 당국의 대응도 마찬가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러시아인들을 사건에 관여시키지 않았으며 법정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가시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분명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한편 기자회견의 대부분은 국제문제에 할당되었다. 푸틴은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의견의 차이는 있으나 적대 관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푸틴은 일본과의 건설적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뢰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발전적인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러시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 아사드 정권의 장래가 아님을 강조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다른 사안이다. 즉 아사드 퇴진 이후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오늘날 반정부파가 정권을 잡고 현 정권이 반대파가 되며 두 세력 사이의 전투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며, 아무리 단순하게 생각한다 해도 이 같은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중동 지역 전체 그리고 시리아가 분열을 극복하고 항구적인 내전 상황을 회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이다.”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4시간 반에 걸쳐 계속됐으며 80개 이상의 질문이 나왔다. 기자들과의 회견을 마친 푸틴은 질문에 답하지 못했거나 질문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답변에 대해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