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교서를 발표하고 연설했다. 교서의 내용은 정치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발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자체 청취조사를 통해 교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우선 <정치상황센터>의 세르게이 미헤예프 소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대통령의 발언에서 처음으로 도덕성 혹은 정신성과 관련한 말들이 등장했다. 대통령은 경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안보를 포함해서 사회의 도덕 윤리에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는 단순한 사실을 언급했다. 아무리 좋은 법률을 제정하고 은행 시스템을 훌륭하게 관리하며 금융 메커니즘을 구축한다고 해도, 사회에 야만적인 관행이 잔존하고 사람들이 극단적인 자기중심주의에 지배된다면 그 어떤 개혁도 제대로 성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라크의 정치학자인 팔레흐 알함라니는 다극화 세계에 관한 푸틴의 발언에 전향적인 분위기가 엿보인다고 지적한다. “현대 세계가 다극화하고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은 아랍 국가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국가 간 관계는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지 경쟁이나 침략에 기반을 두어서는 안 된다. 푸틴의 이 같은 호소는 아랍 세계가 추구하는 목적과 지향에 부합된다.” 한편 푸틴이 부패 척결을 언급한 데 대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들린다. 일본 <TV아사히>의 모스크바 지국장인 다나카 료스케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부패 척결은 일본과 러시아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패가 만연한 비니지스 환경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기이하다. 푸틴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들고 나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과제다. 일본과 러시아의 비즈니스 관계도 국제적 기준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패 척결의 핵심 사안 중 하나는 러시아 경제에 만연해 있는 오프쇼어(offshore) 현상을 개선하는 일이다. 푸틴은 러시아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그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창칭 박사에 따르며 이 문제는 중국에게도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개혁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자금이 해외에 유출되는 현상도 그 중 하나다. 더욱이 이들 자금이 반드시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빠져나간 ‘더러운 돈’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의 경험이 보여주는 것처럼, 규제만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없다.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환경을 중국 내에서 정비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의 교서 연설이 단기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목표를 고려하여 준비되었다는 데 대해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