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         기타학술지         유라시아 헤드라인

모스크바 ‘수백만 명의 행진’ 성과 없이 끝나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33
15일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진행된 ‘수백만 명의 행진’에는 약 만3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최 측이 제시한 참가자 수는 이보다 10배는 더 많았다. 이 행진에는 민주파는 물론 공산당과 민족주의 정당까지 폭넓은 야당 세력들이 동참했는데, 이들은 현 정권에 대한 불만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원칙적인 입장 차이도 보였다. 참석자들 앞에서 연설한 보리스 넴초프는 야당세력들 사이에 이념적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발언했다가 갑자기 그러한 갈등이 극복되었다고 주장하는 등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좌파 세력, 자유주의 세력, 민족주의 세력들이 일치단결하여 협력할 수 있으리라고 누가 믿을 수 있었겠는가? 지금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여기에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적 요구는 확실하다. 정치범의 석방, 그리고 사회의 감시 하에 이루어지는 공정한 총선과 대선의 실시이다. 또 우리는 주택에 대한 공공서비스 요금의 동결을 요구한다.” 단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 연설한 것은 인기 블로거이며 사업가인 알렉세이 나발니였다. 그는 참가자의 일부가 이미 직업적으로 집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단순히 즐기기 위해 집회에 모인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이번 집회에는 자유주의 세력의 지도자들과 <야블로코>의 지지자들 그리고 미하일 프로호로프의 지지자들이 참가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총리는 단상에서 연설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좌파 세력이나 민족주의자들과 함께 시위에 참가할 것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국제경제정치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칩코 주임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야당 세력의 분열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지만 야당 세력을 하나로 합칠 수 있는 사상이나 지도자가 부재한 데서 초래된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야블로코>는 역사가 있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며 뚜렷한 인텔리 정당이다. 따라서 그 지도부는 반미치광이처럼 날뛰는 일부 자유주의 세력 및 민족주의자들과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지 회의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한편 같은 날 모스크바 이외의 도시에서도 유사한 행진이 진행됐으나 참가자는 훨씬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측은 모든 지방에서 이러한 행진을 진행할 것을 목표로 하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상크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800명, 사라토프와 카잔에서는 각각 100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