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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외교 100일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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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취임 초기부터 푸틴 대통령은 외교정책에 큰 비중을 두어 왔다. 100일 동안 방문한 곳만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 멕시코,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 11개국에 달한다. 푸틴은 국제무대에서 중요하게 취급해야 할 아젠다를 재조정하는 한편, 동반자 국가들과의 협상 과제도 재배치했다. 취임 직후에 일어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외교정책 전문가인 예브게니 보이코는 다음과 같이 논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불참가 결정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메드베데프 정권 때처럼 그렇게 뚜렷하고 역동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적어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러시아가 구사하는 논리가 변하면서 푸틴 대통령 체제로 이행해 나갈 것이다. 또 G8 회담에 메드베데프가 참석했다는 사실은 전직 대통령이면서 지금은 총리의 자리에 앉아 있는 그가 이같은 러시아 외교 노선의 변화를 관리해 왔으며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푸틴과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은 이루어졌으나 그 장소는 러시아 국내나 미국이 아닌 멕시코의 G20 정상회담이었다. 이는 푸틴이 미국과의 협력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대미 정책이 러시아에게 있어서 최우선으로 인식되던 시기는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보이코는 푸틴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을 최우선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노선 안에서는 중국이나 중앙아시아도 그 대상이 된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도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푸틴은 6월 초에 이 두 나라를 방문했다. 또 시급한 외교현안에 있어서 러-중 간 협력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란의 핵미사일 문제가 그것이며 시리아 문제도 이에 해당된다. 러-중 협력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모종의 냉랭한 기운인데, 이는 중앙아시아에서 러-중 간 에너지 자원의 공급이나 경쟁과 관련된다. 하지만 국제문제에서 두 나라의 입장은 일치하고 있으며 또 러시아와 중국은 함께 보조를 맞춤으로써 서방 진영에 대해 균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방 정치학자들이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가 국제무대에서 이른바 소프트파워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것이라고 푸틴이 천명한 사실이다. 소프트파워란 상대국에 힘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의 문화나 지식인들에게 관심과 친밀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국익을 증진시켜 나가는 것이다. 소프트파워는 미국 외교가 고안해 낸 방식이지만 이제는 푸틴의 러시아가 이 소프트파워를 어떻게 구사해 나갈지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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