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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국경분쟁이 긴장의 수위 높여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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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쉬-튬슉(Tash-Tumshuk) 마을의 한 키르기스인 주민은 자신이 키르기스스탄에 살고 있다고 하고, 바로 옆집의 한 타직인 주민은 자신이 타지키스탄의 호자 알로(Hoja Alo) 마을에 살고 있다고 답한다. 비옥한 페르가나 계곡에 위치한 이 시골 마을은 20년 이상 국경분쟁을 이어 오고 있다. 이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국경지역 마을에서 키르기스인들과 타직인들의 집들은 서양 장기판 무늬 모양으로 뒤섞여 있기 때문에 국적은 거의 언제나 민족 소속과 일치한다. 현재 수 천에 달하는 가족들이 전 소련구성공화국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두 국가인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간에 경계획정이 되지 않은 분쟁 영토에서 살고 있다. 여러 지역들에서 키르기스인의 집들과 타직인의 집들은 서로 엉켜있고, 다른 지역들에서는 단일 종족 공동체들이 서로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도로와 수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이제 20년을 넘어섰고, 토지와 물 부족, 경제적 어려움, 기반 시설의 노후화, 낮은 수준의 거버넌스, 배타적 민족주의 등 문제들은 쌓여가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종족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문제들이 일어날 때마다, 마을 주민들은 각자 자신들의 정부에 호소한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국경 마을들에서 관리들이 기본적인 법적 보호를 보장해 주고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책임 소재가 자주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주민은 몇 달 동안 공무원들에게 한밤중에 자신의 담벽을 부순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주민들과 자원 봉사자들은 지역 갈등을 세 가지 서로 중첩되는 범주로 나누고 있다: 부족한 토지와 물을 둘러싼 다툼, 젊은이들 사이의 주먹 다짐, 그리고 주민들과 군인/경찰들 사이의 마찰 등. 젊은이들 사이에 상시적인 갈등이 있으나,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주민들을 이것을 갈등이라고 간주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절기에 관개용 물이 충분하지 못할 때, 어른들 역시 다투기 시작한다. 이 국경 지역 마을의 외곽에서도 역시 표지나 검문소가 없다. 언덕과 길들이 지도 속 상상의 선 위로 펼쳐지고 있다. 키르기스 국경획정당국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나누는 971km 국경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9km가 공식적으로 국경획정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군인과 공무원은 태만과 권한 남용을 자행한다. 양국의 국경수비대는 정규적으로 분쟁 지역을 순찰한다. 주민들은 군인들이 때때로 그들을 괴롭히며 이동을 제한하고 뇌물을 뜯어간다고 주장한다. 사태를 더 다루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허술한 국경으로 인해 지하경제가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빈번한 거래 상품은 석유이다. 석유는 타지키스탄보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약 30% 더 싸다. 국경을 표시한 포장도로를 따라서 최근 몇 달 동안 키르기스스탄 영토 쪽에 한 무리의 주유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밀수업자들이 키르기스 석유를 타지키스탄으로 운반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이 주유소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석유들은 무관세로 타지키스탄으로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때로는 불법적인 국경 무역이 종족간 긴장의 수위를 높이기도 한다. 6월에 몇 몇 키르기스 밀수업자들이 체포된 데 대한 보복으로 키르기스인 그룹이 20명 이상의 타직인들을 잠시 동안이지만 인질로 잡은 일도 있었다. 
비쉬켁과 두샨베 모두 모스크바에 종속되어 있었던 소련 시기에도 양국간 국경의 정확한 경계는 불분명하였으나 서로 다투는 소리는 없었다. 철권을 휘둘렀던 소련 당국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각자 독립한 오늘날 개별 국가들은 소련 시대에 발행된 서로 다른 지도들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지도를 근거로 아전인수식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는 동안에 국경지역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의 법과 행정명령들은 종이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경 마을들에 특수지위를 부여한 2011년의 키르기스 법에는 그 법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구체적인 메커니즘도 부가되지 않고 있다.
저간의 사정에 정통한 관찰자들은 양국 국경의 경계 획정만으로는 지역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교육은 충분하지 못하고 부적절하며,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국경 지역의 문제들이 더 오래 곪을수록, 그 상처를 치료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타쉬-튬슉과 호자 알로라고 불리는 동일 지역에 거주하는 종족 집단들은 자신의 조상들이 이 곳에 먼저 왔다고 주장하는 이상의 어떤 일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조상인 로드 홀마트(Lord Holmat)의 이야기로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한다. 홀마트는 중세의 대지주인데, 그는 이 지역에 처음 온 사람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로 이들에게 토지를 나눠주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우리가 여기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듯이, 주민들은 한 가지 점에서만 의견이 엇갈린다. 키르기스인들은 홀마트가 키르기스인이라고 주장하고 타직인들은 홀마트가 타직이었다고 반복해서 주장한다.
 첨부파일
20120807_헤드라인[1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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