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1주일 동안 모두 11개의 대통령령을 발표했으며 그 대부분은 7일 거행된 대통령 취임식 직후에 서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령 안에는 교육 및 과학 분야, 러시아 경제 발전과 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군사 분야에 관한 대통령령도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은 현재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러시아 군 장비의 현대화를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2020년까지 최신형 장비로 교체를 완료하게 되며, 군수물자의 수주 할당 등 문제를 관리하는 정부 직속의 2개 기관도 설립된다. 러시아 분석기술센터의 전문가인 카신은 러시아 정부가 국방부와 기업 총수들 사이에 되풀이돼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방부와 기업 총수들 사이에는 대단히 큰 응어리가 가로놓여 있다. 양측이 상호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또 적정한 가격 형성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군은 언제나 가격 인하에 관심이 있으며 기업 측은 가격을 인상하는 데 관심이 있다.” 한편 이번에 서명된 대통령령에는 러시아 외교정책의 주요 방침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독립국가연합(CIS) 내의 다국 간 협력과 통합 과정의 발전이 핵심인바, 이는 관세동맹 및 유라시아동맹과 관련되어 있어 주목된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전략 목표가 설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즉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지역 전체의 경제와 ‘인간’ 공간을 창설한다는 것이다. 또 푸틴은 미국과 예측 가능하며 안정된 상호관계 노선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자인 다닐린은 푸틴 대통령이 선거 전 발표한 논문들에서 제시한 자신의 구상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수일 동안 이전에 제시했던 방침들을 명확히 했다. 이는 인구 증가와 관련된 폭넓은 활동을 통해 안정되고 강한 사회를 만들고 러시아연방의 주권을 강화하는 일련의 방침들이다. 러시아의 새로운 외교정책은 주요국들로부터 최대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구축될 것이다.” 한편 푸틴은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을 총리에 임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하원은 8일, 메드베데프의 총리 취임을 승인했는데, 신임 총리는 15일까지 내각 명단을 대통령에 제출해야 한다. 푸틴은 각료 인선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의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G8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