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러시아와 중국이 황해 상에서 실시한 합동 해상 군사연습의 핵심 훈련이 종료됐다. 이 연습에는 양국으로부터 20척 이상의 군함이 동원됐으며 항공기도 출격했다. 러ㆍ중 양국 정부는 이번 훈련이 테러리스트와 해적에 대한 대비를 목적으로 한 것일 뿐 제3국을 공격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훈련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와 합동 군사 연습을 실시한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이웃 국가들 사이에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 연습으로 인해 중국이 이 지역에서 강력한 동맹국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해상 합동 군사 연습은 2005년에 시작되어 벌써 다섯 번째를 맞는다. 중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와 군사ㆍ정치적 동맹을 체결할 필요가 있는지를 둘러싸고 논의가 활발하다. 일본과 한국, 필리핀이 미국이라는 동맹국을 갖고 있다면 중국도 동맹국 없이 단독으로 버틸 필요는 없다는 논리다. 러시아 <지정학문제학술원>의 콘스탄틴 시프코프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중국 네티즌들의 견해는 지정학적으로 볼 때 정확한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하나의 동맹체로 힘을 합치게 되면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완전히 커버할 수 있게 된다. 군사ㆍ정치적으로 그 같은 동맹체가 형성되면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와 중국은 동맹국으로서 대단히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중국은 미국보다 가까운 존재이며 미국에 중심을 두는 것보다 더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사회정치연구센터의 블라디미르 에프세에프 센터장은 러ㆍ중 관계가 어디까지나 양국 관계일 뿐 동맹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동맹 관계로 발전하기는 아직 이르다. 두 나라가 대단히 강력한 경제ㆍ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보 분야에서는 상호간에 경계심을 갖고 있다. 중국이 장차 힘의 중심이 되면 러ㆍ중 간 동맹 관계를 만족시킬 가능성은 그 만큼 낮아질 것이다. 어디까지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한편 <러시아학술원극동연구소>의 야코브 베르겐 연구원은 최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의가 활발한 것은 여론을 통해 정치적 결정을 수렴해가는 복잡한 과정의 일부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중국공산당대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다. 늘 이맘 때가 되면 다양한 의견들이 서로 대립하는 현상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가 중국이나 미국 모두와 이익을 조정하면서 균형 잡힌 정책을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