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와 일본은 푸틴이 대통령직에 정식으로 취임한 후, 영토문제의 해결에 관한 대화를 활발히 진행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워싱턴에서 개최된 G8 외무장관 회담 때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겐바 일본 외무장관 사이의 회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러시아 대선이 있기 오래 전부터 러일 간 영토문제 해결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보여 왔다. 특히 푸틴이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으며 일본을 잘 아는 지일 인사라는 점, 푸틴이 유도에 조예가 깊으며 일본의 유명 스포츠 선수들과의 개인적 친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 더 나아가 영부인 류드밀라가 푸틴과 함께 도쿄를 방문했을 때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적이 있다는 사실까지 일본 언론은 상세히 보도했다. 대통령 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을 무렵, 푸틴은 외국 언론사 대표들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영토문제에 관해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 그동안 푸틴은 영토와 관련된 문제들이 양국간 관계에서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되게 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2차적인 문제로 취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또 이를 위해서는 두 나라가 서로를 단순한 이웃 국가로서가 아니라, 선린 우호 관계 발전에 관심을 갖는 성의 있는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일본의 노다 총리도 지도자 간의 개인적인 친분을 포함해 러시아와 확실한 신뢰관계 구축에 나설 뜻을 표명했다. 러시아의 러일 관계 전문가인 빅토르 파블랴텐코는 양국간 관계, 특히 영토 문제에서 지도자들 간의 개인적 신뢰가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동안 침체된 러일 간 관계를 활성화시킬 자극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