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의 관심이 모스크바 시에서 모스크바 지방으로 확실히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메드베데프가 민족주의자들과 시민사회 간의 점증하는 갈등에 공개적으로 끼어들 전망이다. 지난 주 <힘키 숲> 보도와 관련하여 저명한 저널리스트 카쉰이 테러를 당한 이후로, 연일 언론에서는 그의 이름이 빈번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새롭게 구성된 조사위원회 소속의 국가 최고권위의 사검전담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힘키 숲에 대한 또 다른 정치적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11월 13일, NTV는 힘키를 둘러싼 최근 사태에 대한 조사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NTV의 힘키 숲 보도는 저널리스트 카쉰에 대한 엄중한 조사 결과를 크렘린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힘키 지방의 현 상황에 대하여 ‘정부기관다운 방침적 결론’에 의존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또 모스크바 지방 주지사이기도 한 보리스 그로모프에 대한 직격탄인 셈인데, 사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원정군을 직접 지휘한 경력을 가진, 소련의 마지막 장군이자 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떠난 마지막 군인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유독 힘키 지방의 시민 사회 활동가들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 이유가 모스크바 지방에 확산되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베테랑과 연류되어 있는지 여부와 이들이 견지하고 있는 민족주의적 이념은 정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그러나 힘키와 모스크바주, 그리고 그 수장들인 스트렐첸코와 그로모프에 대해 크렘린이 확실하게 노선을 바꾼 이상, 이는 시민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한 노력에 기인한 것인지 혹은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 때문인지도 역시 밝혀질 것이다. 동시에 메드베데프 행정부에 대한 민족주의자들의 반감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이 분명하다.